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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터렛(GlenTurret). 현재 위스키 시장의 뜨거운 감자.

버브Verb 2024. 1. 8. 01:17

작년과 재작년 위스키의 인기가 한창 치솟다가 2023년 하반기, 24년이 되며 안정기(?)를 찾은 요즘 웬만한 새로운 위스키의 출시소식에도 관심이 덜 가는 시기가 찾아왔다. 한창 시끄럽고 말도 많았던 발베니, 글렌알라키, 러셀리저브 싱글배럴 등.. 몇가지 뜨거운 감자였던 위스키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아졌다. 제품이 별로라는 말 보단 수입량이 늘고 현재 위스키시장의 얼어붙은 소비심리, 비교적 고가의 주류소비를 하지 않으려는 시장이 지속됨에따라 판매량과 인기가 줄어든 것 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제품, 신제품에 대한 니즈가 현저히 적은 요즘 위스키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는 제품이 있다.

바로 "글렌터렛(GlenTurret)"이다.

글렌터렛 라인업. 좌부터. 트리플우드, 10년 피트스모크, 12년, 15년. 출처)태산주류 홈페이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증 한 곳인 글렌터렛(GlenTurret) 증류소는 공식적으로 1763년에 오픈되었다고 기록되어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당시 불법 증류소) 1717년부터 운영되었다고 알려져있는데 사실 글렌터렛 증류소는 처음부터 글렌터렛이라는 이름으로 오픈하지 않았다. 호쉬(Hosh)라는 증류소 이름으로 오픈하여 1863년에 글렌터렛(GlenTurret)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게 되었는데 당시 금주법으로인해 문을 열지 못하고 한동안 다른 증류소의 오크통 숙성 창고로 사용된 기록도 남아있다.

 

글렌터렛 증류소. 출처) 태산주류 홈페이지

 

오랜기간동안 증류소에서 글렌터렛의 이름을 가지고 증류하지 못하다가 쿠앵트로의 인수 후 1999년에 에드링턴이 인수하며 훼이머스 그라우스(Famouse Grouse)의 원액을 이곳에서 생산하기도 했다. 

글렌터렛증류소에서는 1984년부터 맥캘란의 창고관리인으로 시작하여 모든 단계(매시맨, 스틸맨, 창고 책임자, 운영 매니저, 병입업무 등)를 거쳐 맥캘란의 위스키 메이커가 된 '밥 달가노'를 새로운 마스터 디스틸러로써 데려오게 되었다. 현재 글렌터렛은 맥캘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밥 달가노를 데려오면서 맥캘란의 정기가 들어간 위스키라고 부르기도 한다. 

 

좌. 에드링턴(현 디엔피)의 페이머스 그라우스   우. 밥 달가노.  출처) 태산주류 홈페이지

 

당시 맥캘란 증류소를 증설하기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에드링턴은 라리끄(Lalique)라는 회사에 글렌터렛 증류소를 판매하게 된다. 

라리끄라는 회사는 1888년에 설립된 회사로써 유리공예, 향수병, 꽃병, 보석세공에 특화된 회사로써 세계최고의 유리공예 회사로 널리 알려진 회사이기도 했다. 크리스탈 세공사업까지 하게되며 사업을 점차 확장하기 시작했고 이 시점에 위스키 시장에도 뛰어들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현재는 스위스 기업인 '실비오 덴츠' 가 경영하고있으며 라리끄라는 회사를 명품 회사로 키우고 있는 중이라고 알려져있다. 

 

 

라리끄 그룹이 만드는 위스키 바틀. 좌.맥캘란 라리끄 서퍼듀  우. 맥캘란 72년 라리끄

 

라리끄가 만드는 유리병은 굉장한 고가로 정평이 나있어서 웬만한 위스키 회사들은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맥캘란은 이처럼 라리끄 회사와 함께 콜라보하여 초고가 위스키, 한정판 위스키를 내놓으며 가치를 더욱 향상시킨 예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고연산으로만 값을 부여하는것이 아닌, 얼마나 특별한 병에 담겨있는지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한 마케팅이다. 

 

왜 라리끄에 대한 회사를 길게 설명했느냐하면 글렌터렛의 자회사가 되어버린 라리끄에서 고가의 위스키바틀을 글렌터렛 증류소에 공급함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고가의 위스키바틀로 취급받는 자회사를 가진 글렌터렛의 장점으로써 위스키란 당연히 맛과 품질로 승부하여야 하지만 또 하나의 재밌는 포인트기도 하다. 예쁜 병은 덤.. ㅎ

실제로 희미하지만 바틀 아랫쪽에 보이는 Lalique 각인.


글렌터렛은 현재 트리플우드, 10년 피트스모크, 12년, 15년, 30년의 라인업을 가지고있는데 직접 마셔본 트리플우드, 10년 피트스모크에 대해서만 이야기 해보겠다. 12, 15년은 구경할 수 없고... 30년의 가격은.. ^^; 

 

글렌터렛은 각 라인업마다 릴리즈가 적혀있다는게 또 하나의 재밌는 포인트이다. 대표적으로 맥캘란 18년이 릴리즈를 사용함으로써 맛과 향이 조금씩은 다른데 글렌터렛도 맥캘란 18년의 계보를 잇는 시발탄은 아닐까? 

각 병마다 릴리즈가 표기되어있다.

 


 

- 글렌터렛 트리플우드 

 

23릴리즈 기준, 43%의 알콜도수로 과일향, 캬라멜향, 시트러스, 오크향이 주를 이룬다. NAS 특성상 튀는 알콜향이 코를 찌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부감이 느껴지는 알콜향이 느껴지진 않는다. (에어링이 된 후에 작성한 글이다보니.. 참고 바란다.) 

과일향이 느껴졌던 것처럼 매우 단맛이 느껴지고 오렌지향도 느껴진다. 꽤나 부드러운 알콜향과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느낌이다. 타 12년급 이상을 마시고있는 느낌이 들 정도. 가격대비 꽤나 준수한,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퍼포먼스이다. 

 

글렌터렛 트리플우드


 

- 글렌터렛 10년 피트스모크

 

피트. 참 어렵다. 하지만 이녀석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른 피트위스키의 어려움을 겪었다면 글렌터렛 10년 피트스모크를 꼭 추천해주고 싶다. 피트입문의 좋은 예로 벤로막과 함께  무조건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위스키라고 할 수 있다. 피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대의 느낌일 수 있다. 하지만 추천하는 이유는 약한 피트를 통해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추천한다는 것이다. 보통 강한 피트향을 가진 아드벡, 라가블린, 보모어 같은경우는 다른 향을 찾기 굉장히 어려운데 피트를 즐기며 다른 향을 찾는 재미가 있는 위스키다. 

스모키함, 오크향이 지배적이고 피니쉬가 생각보다 길게 남는다. 스파이시하고 피니쉬가 길게 남은 후 혀에서 달달한 맛이 한번 더 찾아온다. 

내가 마셔본 글렌터렛 10년 피트스모크는 2021 릴리즈로써 도수는 50%이지만 현재 유통되고있는 릴리즈는 2023으로 도수가 차이나는것으로 알고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특성상 고도수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같은 제품이지만 2023릴리즈는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글렌터렛 10년 피트스모크


 

- 글렌터렛 12년, 15년

 

이놈들은 현재 구하기 너무 힘든녀석들로.. 추후 시음 후 리뷰 예정..

15년은 수입되는 수량자체가 워낙 적다보니 하늘에 별따기 수준으로 힘들어졌고.. 대안으로 12년 조차도 현재는 물량이 모두 소진되었다는 말이 있다. 

언젠가 먹어보리라.. 12년, 15년..  출처) 태산주류 홈페이지 

 

 

 

이처럼 위스키계의 뜨거운감자. 글렌터렛에 대해 알아보았다. 예쁜 병 만큼이나.. 인기가 계속될 것 같은 위스키. 

맛도 훌륭하며 근본마저 있는 현 신제품 중 단연 최고의 위스키지 않을까? 

 

또 한바틀 쟁여두고싶은 브랜드. 글렌터렛.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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